헤럴드경제 원문 기사전송 2009-11-05 12:20
복지시설 운영목사 상담 신학생 애인 등 추행ㆍ증거조작…집행유예 처벌 논란
‘조두순 사건’을 계기로 청소년 상대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비난 여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청소년 보호시설을 운영하던 목사가 보호 청소년 등을 상대로 성추행을 벌인 사건에 대해 법원이 집행유예라는 ‘솜방망이’ 형량을 선고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서울고법 형사9부(임시규 부장판사)는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목사 A씨에게 1심대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경기 동두천에서 20여년 동안 기지촌 여성들이나 성매매 피해 여성들을 선교하고 치유하는 목적의 보호시설을, 2006년부터는 동두천시로부터 운영보조비를 받고 가출 청소년들을 수용하는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기댈 곳 없는 여성과 청소년들에게 쉼터를 제공해주는 자상한 목사의 모습은 허울뿐이었고, A씨의 실체는 상담을 위해 찾아온 후배 신학생의 애인이나 자신의 보호하에 있던 청소년을 추행하는 ‘두 얼굴의 목사’였다.
A씨 측은 문제가 불거지자 피해 청소년을 회유해 성추행 사실이 없다는 거짓 진술을 받아내고 피해자의 아버지를 속여 A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거짓 문서를 만들려고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보호시설 외에 생활할 곳이 없어 A씨를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행동을 한 것으로 충분히 평가할 수 있다”며 A씨를 유죄로 인정했다.
하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목사 신분으로서 청소년을 상대로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것도 모자라, 진술과 증거를 조작한 이에 대해 실형을 선고하지 않은 점을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더구나 현재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이규홍)에서는 13세 미만 대상 아동 성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상향하는 것 등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법무부 또한 13세 미만 아동 대상 강간상해ㆍ치상죄의 양형기준을 상향할 필요성이 있다고 양형위원회에 건의한 상태여서 논란의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장호중 부장검사)는 자신의 절대적인 권위를 내세워 여신도 6명을 성폭행하고 지시에 따르지 않는 여신도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B씨를 구속 기소했다.
B씨는 10년 전 종교단체를 만든 뒤 선교활동을 하면서 자신을 하나님과 동일시되는 존재로 가르쳤고, ‘절대순종’을 강조하며 자신과 성관계를 가져야 죄가 씻어진다고 신도들을 압박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m.com
http://news.nate.com/view/20091105n09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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