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께 한 여성과 동거를 시작해 사실혼관계인 박모(44)씨는 비이성적인 교육방식으로 의붓딸(9)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박씨는 변비 증세가 있는 의붓딸에게 물 잘먹기, 똥 싸기, 부모님 말씀 잘 듣기, 거짓말하지 않기 등 꼭 지켜야 할 네 가지를 정해줬다.
한 가지라도 지키지 않는 날에는 무시무시한 벌칙이 주워졌다. 반성문 30~50장을 쓰게 했다. 군대 기합처럼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시키는가 하면 효자손으로 폭행하기도 했다.
박씨는 지난해 8월에도 의붓딸에게 효자손을 휘둘렀다. 물을 많이 마시라는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고, 방학숙제를 다 한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의붓딸은 양쪽 눈에 심한 상처를 입었다.
2개월 뒤에는 더욱 무서운 벌칙이 이뤄졌다. 의붓딸에게 1.8ℓ 들이 물 2병을 1시간30분 동안 모두 마시게 한 것이다. 의붓딸은 결국 수분과다 섭취로 몸에 이상이 생겼다.
박씨는 법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순순히 인정하며 의붓딸을 잘 키울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법원은 여러 사정을 고려, 가정생활이 유지될 수 있도록 선처했다.
광주지법 형사4단독 김대현 판사는 의붓딸을 학대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씨에 대해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김 판사는 "(피고인의 죄질이 나쁘지만)다행히 의붓딸이 치료를 받고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는 등 이상 징후가 없고 피해자의 어머니가 용서한 것으로 보이는 점, 가정을 잘 꾸리겠다고 약속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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