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족.친구.이웃에 면허 여부 놓고 논란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 스위스 연방 정부는 베이비시터(보모) 면허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스위스 정부는 직계가족 이외의 사람들이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기준을 갖추도록 하는 방안을 연방 의회에 제출했다고 스위스국제방송이 20일 전했다.
입양 아동에 관한 현행 법률은 입양 부모에게 일정한 기준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의 이번 움직임은 그런 기준을 아동을 돌보는 사람들 전반으로 확대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스위스의 26개 칸톤(州)은 보모 훈련과정을 감독하는 부서를 신설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지금까지는 탁아소와 놀이방의 경우에만 면허 취득이 필요했으나, 앞으로는 보모와 입양가족에게까지 그것이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1주당 20시간 이상 아이를 돌보는 친족과 친구, 이웃에게도 면허를 요구할 것인지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중도좌파인 사민당 측은 이들에 대한 면허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안드레아스 쾨저만 사민당 대변인은 "가족 구성원들에게까지 보육 면허를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대의사를 밝혔다.
중도우파인 급진당의 필리포 로이테네거 의원도 그같은 조치는 어머니와 부모, 가족들의 권리를 빼앗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기민당의 마리안네 빈더 대변인도 정부가 또다시 "과도한 예방 및 규제 히스테리에 빠져 있다"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스위스 놀이방연합의 울리아 그로브 회장은 "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의 90%는 가족 및 친구 사회 내에서 벌어진다"면서 "친족들을 감시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면, 도대체 누구를 감시할 것인가를 자문해본다"고 주장했다.
l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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