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세상에 나오자마자 엄마 잃은 아기들 최근 신생아 유기사건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14일 안양 동방사회복지회 경기남부아동일시보호소에서 사회복지사들이 따뜻한 손으로 버려진 아이들을 보살펴 주고 있다. 추상철기자 scchoo@kyeonggi.com

최근 장기적 경기침체에 따른 가정위기 분위기가 팽배하면서 맞고 버려지는 등 아동학대의 악순환이 심화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4일 경기도와 경기도아동보호전문기관 등에 따르면 경기지역에서 발생한 아동학대는 지난해 1천496건으로 2009년 1천48건, 2010년 1천225건, 2011년 1천424건 등에 비해 3년 만에 500여건이나 늘었다.

이 중 성적 학대가 2009년 37건에서 지난해 104건으로, 유기가 7건에서 30건으로 각각 3배, 4배씩 급증했고, 신체 학대가 76건에서 141건으로 2배 정도 증가했다.

이와 관련, 학대 아동의 상당수가 정신적 충격 등으로 인해 극도의 불안감을 나타내거나 폭력성향을 보이면서 신속한 처방이 요구된다.

이날 안양에 위치한 경기남부아동일시보호소에서는 부모에게 버려지거나 학대받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보호소는 경기지역 유기ㆍ실종ㆍ학대 및 빈곤가정 아동 등을 3개월 이내로 보호ㆍ양육하고 있으며 현재 54명이 입소해 있다.

지난달 23일 입소한 A군(15개월)은 창문에 매달린 채 “엄마”를 연방 불러댔다.

시흥의 한 상가에 버려지면서 이곳으로 오게 된 A군은 부모의 신원이 밝혀졌지만, A군의 엄마는 이날 보호소를 찾아 “이혼한 애 아빠가 버린 것으로 데려갈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A군은 조만간 중장기 보호시설 입소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두달 전 보호소에 온 B양(4)은 얼굴에 할퀸 상처가 가득했다.

다른 아이들을 할퀴거나 때리는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B양은 정신지체 3급 미혼모 엄마의 폭력을 보고 겪은 탓에 폭력성향이 크다는게 보호소측의 설명이다.

보호소에는 유기 및 학대 아동 외에도 근친상간으로 출생한 아동도 3~4명에 이르고 있다.

유복순 경기남부아동일시보호소 소장은 “아동 학대의 유형 및 정도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입소 아동의 트라우마도 상당히 강하다”며 “그러나 아이들의 심리치료를 맡을 전문가도 제대로 없어 상처를 치유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아동인권단체는 부모교육을 제도적으로 실시하는 등 아동학대에 대한 예방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황소영 국제아동인권센터 연구교육팀장은 “아동학대 부모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거나 민간단체 차원의 부모교육은 단기적인 해법에 불과하다”며 “모든 부모가 의무적으로 아동인권교육을 받도록 법제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3일 의정부에서는 자신이 출산한 갓난아이 3명을 잇따라 버린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혀 날로 심화되고 있는 아동학대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줬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