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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아동학대 체크리스트’ ○개면 위험 신호일까? 2023-02-23

조회수:103

■ 여기 '아동학대 신고' 체크리스트가 있습니다

놀이터에서 학대 의심 상황을 목격했을 때, 들려오는 이웃집 소음이 예사롭지 않을 때, 누구나 고민할 수 있습니다. '괜한 간섭이 아닐까', '신고했다가 되려 피해를 보면 어쩌지 ' 같은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아래 체크리스트로 따져 보시길 권합니다. 언젠가 보거나 들었던 아동학대 의심 상황을 떠올리면서….


문항이 15개니까 적어도 3개 이상 아니 5개 이상은 돼야 '아동학대 의심'으로 신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시나요?

아동권리보장원은 "1개 문항 이상 '네'라고 체크된 경우, 아동학대를 의심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반드시 신고해 주기 바란다"라고 얘기합니다.

■ 신고해본 적 있나요? 없다면 왜일까요?

'정인이'가 2020년 10월 세상을 떠난 이후 아동학대 신고는 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발간한 아동학대 연차보고서를 보면, 2021년 기준 아동학대 의심 신고 건수는 5만 3,932건으로, 2020년(4만 2,251건)보다 27.6% 늘었습니다. 5년 동안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실제 아동학대로 판단돼 사례 관리를 받은 경우는 3만 7,605건, 10건 중 7건은 신고로 인해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단 얘기입니다.


하지만 신고하는 사람보다 신고하지 못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습니다. 대다수 시민이, 신고할 의무가 있는 교사들조차 "신고하기 망설여진다"고 응답하는 게 현실입니다.

학대 신고가 관건이지만…“신고 망설여져” (2023.2.16. KBS 뉴스9 방송 화면)

학대 신고가 관건이지만…“신고 망설여져” (2023.2.16. KBS 뉴스9 방송 화면)

신고가 망설여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신고자 신원이 노출됐을 때에 대한 두려움을 꼽은 응답을 주목해볼 만 합니다.



■ 신고자들은 실제로 위험에 노출될까?

용기를 내 아동학대를 신고했다가 신원이 노출돼 학대 가해자로부터 위협이나 괴롭힘을 당한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2020.12.12. ‘의협신문’ 관련 기사 제목

2020년 11월, 전북의 한 병원에 머리 등을 다친 4살 아동이 부모와 함께 내원했다. 진찰한 의사가 학대 정황을 발견한 뒤 경찰에 알렸다.
경찰이 조사 과정에서 신고자를 묻는 부모에게 신원을 알 수 있는 발언을 했고, 이후 신고자는 부모의 폭언과 욕설에 시달려야 했다.

KBS와 인터뷰하고 있는 남궁인 응급의학과 전문의

'정인이'를 응급실에서 마지막으로 진료했던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임상조교수는 KBS와 인터뷰에서 "신고를 해보면 일단 아동 학대 가해자로 신고한 분과 같은 공간에 있게 돼요. 전화로 신고하게 되면 이 전화를 들을 수도 있죠. 그러면 곤란해질 수 있고요. 또 경찰들이 오셔서 신고자를 가장 먼저 찾아요. 누가 신고했는지, 지금 진술을 들어봐야 하니까. 그런데 그 장면을 가해자가 보고 있단 말이죠. 기본적으로 신고자의 신원이 노출됩니다"라고 현장 상황을 전했습니다.

"아동학대 신고하니 가해 양육자가 학교로 칼 들고 쫓아왔습니다"
"신고 후 가해 양육자가 알게 되어 신고한 교사가 욕먹은 경우만 봤습니다"

출처: 실천교육교사모임 '아동학대 현황 조사' 서술식 답변(2021년 1월)

취재 과정에서 알게 된 정보를 기사에 담았다가 의도하지 않게 신고자의 신원을 퍼뜨리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료: 세이브더칠드런

강미정 세이브더칠드런 아동권리정책팀장은 KBS와 인터뷰에서 "가정 폭력을 목격한 아이가 112에 신고를 했는데 언론 보도 노출이 17건 정도 됐던 것 같습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사례 관리를 받고 있는 아이여서 상담원이 언론사에 기사 삭제나 수정 요청을 했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학대 행위자가 기사를 보게 되면 아이에게 위협이나 가해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요. 그런데 언론 중재를 신청하려고 했더니 미성년자인 경우 법정 대리인이 조정 신청을 하게 돼 있어서, 법정 대리인이 폭력 행위자면 아이와 관련한 언론 중재도 신청할 수 없는 게 현실이더라고요"라고 말했습니다.

■ "신고자 법으로 보호"…현실은?

공익신고자보호법 제13조 제1항(신변보호조치)
공익신고자 등과 그 친족 또는 동거인은 공익신고 등을 이유로 생명·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입었거나 입을 우려가 명백한 경우에는 위원회에 신변보호에 필요한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위원회는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경찰관서의 장에게 신변보호조치를 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아동학대 신고자는 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홍보가 잘되지 않은 탓에 신고 의무가 있는 의료진이나 교사들조차 이 사실을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신고자들이 불이익을 당한 이후 법으로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고 단계에서부터 신원을 철저히 보호해주는 장치를 만들어야 합니다. 적어도 법적으로 신고 의무자로 분류한 교사, 의료진만큼이라도 비실명 대리 신고가 가능하도록 법에 명시하는 게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또, 다른 법을 준용하는 게 아닌 '아동학대처벌법' 상에 보호조치를 직접 규정하는 법제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지금은, 신고하려고 하면 '신고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된다'란 안내 문구가 무색하게 전화번호, 이름 등 개인정보를 알려줘야 합니다. 신고 내용의 신빙성 등을 따지기 위한 절차겠지만,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의 확인 전화나 대면 만남도 3~4차례 거쳐야 합니다. 누가 쉽게 용기를 낼 수 있을까요?

■ 우리의 '눈'들이 모두 'CCTV'가 된다면….

어른들이 용기를 내지 못하는 사이 어린이들이 직접 스스로 위험을 알리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친부와 계모에게 학대를 당하다 ‘멍투성이’로 숨진 12살 초등학생

학대를 당하는 어린이들은 신호를 보냅니다. 온몸에 멍이 든 채 지난 7일 숨진 12살 초등학생도 생전에 수많은 신호를 보냈습니다. 이웃들이 어린이가 떠난 뒤에야 전하는 목격담들, '계절에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있었다', '엄마를 어려워하는 듯 극존칭을 썼다', '추운 날 현관 밖에 한참 서 있었다' 등입니다.

아동학대 체크리스트에 모두 해당하는 내용들입니다. 1개 이상이면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누구 한 명이라도 신고하는 용기를 냈다면, 또 한 명의 어린이를 고통 속에 떠나게 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타인을 신고한다는 게 꽤 무서운 일입니다.
우리가 아동을 위해서 신고를 하지만 우리에게 보복을 가하는 건 성인이에요.
두려움이 있는 건 당연합니다.
결국은 우리는 죽음에서 배워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우리가 용기를 내는 거예요.
지금 끔찍한 사건들을 계속 보고 있잖아요?
이거를 막으려면 어느 정도의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많은 사람이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그 용기를 내야지만 우리가 마지막 한 아이까지 지킬 수 있습니다."

남궁인/'정인이' 치료 응급의학과 전문의(KBS와의 인터뷰 중)


(인포그래픽: 김서린)


신지원 기자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056/0011432873?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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