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지난 해 아동복지법 개정으로 올해부터는 신고의무자가 대폭 확대되는 등 아동학대 방관에 대한 처벌이 강화된다.

오는 8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아동복지법 개정안을 살펴보면 아동학대 신고의무자 직군이 배 가까이 늘어났다. 신고의무자는 아동학대를 보고도 이를 신고하지 않을 시 의무 불이행으로 100만 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기존 신고의무자는 초·중·고교 교원과 의료인, 구급대 대원 등 12개 직군이었으나 이번 개정으로 사회복지시설장과 종사자, 아동복지전담공무원 등 22개 직군으로 늘어났다.

아동복지법 8월 개정
신고의무자 대폭 확대
방관 땐 과태료 처벌

주위에서 아동학대가 벌어져도 직접 신고로 이어지는 비율이 미미하기 때문에 이를 법령으로라도 최대한 방지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해외의 경우 전체 아동학대 신고건수 가운데 신고의무자의 신고 비율이 60~70%에 달하지만 우리나라는 30%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고만 강화할 것이 아니라 가해자로부터 수시로 물리적, 정신적 피해를 입는 사회복지사를 보호하는 장치가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일반복지 업무를 담당하다 2년 전 아동복지 분야로 자리를 옮긴 한 사회복지사는 "멱살 잡히는 건 예사고, 협박은 말도 못한다"며 "전화 협박에 시달리다 못해 명함에도 개인 휴대전화 번호 대신 사무실 공용 휴대전화 번호를 기재하고 다닐 정도"라고 털어놓는다. 사회복지사의 현장 조사에 응해야 한다는 법률 조항만 있을 뿐 정작 위험에 처해 있는 사회복지사의 자위권이나 안전대책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안정적인 업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라도 자위권 조항이 신설되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지난 해 11월 경남 진주의 한 아동보호센터에서는 앙심을 품고 찾아온 학대 아동의 아버지가 바닥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르는 사고가 벌어진 바 있다. 이 사고로 당시 직원 5명과 채용시험을 보러왔던 면접대상자 등 5명이 목숨을 잃을 뻔 했다. 전남 광주에서는 가해 부모가 집에 찾아온 사회복지사에게 망치를 휘둘러 사회복지사가 2달 간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때문에 일선에서는 아동보호기관마다 경찰병력 배치를 의무화하거나, 대형 관공서 안으로 사무실을 이전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거듭 요구하고 있지만 당국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 현행규정 상 신고가 접수되면 72시간 내에 현장 조사를 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은 하루하루 화약고에 뛰어드는 심정으로 가정 방문을 하는 실정이다. 권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