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남저수지 아동 유기’ 사건은 친자식의 시신을 가방에 넣어 차에 싣고 친구 내외와 드라이브를 즐겼다는 친모에 의해 저질러진 계획적인 사건이라는 점에서 우리 모두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친모에 의해 고의적이고 반복적인 신체적 구타가 자행되고 있었을 때 이웃이나 친척이 ‘1577-1391’로 전화 한 통만 했었다면 그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도 있었기 때문에 그의 생명을 보호해 주지 못한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아동 학대를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한 아동보호 전문기관이 설치되어 있으며 법과 제도가 마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간 1만여 건의 아동 학대가 발생되며 지난 10년 사이 90여 명의 어린이가 부모의 학대와 폭력으로 생명을 잃었다는 것은 국민의 신고의식이 매우 낮고 사회적 안전망이 튼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동 학대의 유형에는 신체적·정서적·성적 학대와 방임이 있으며 구타를 포함한 신체적 학대가 주류를 이루다가 최근에는 방임 또는 중복 학대가 증가되고 있는 추세다. 어린이는 굳지 않은 시멘트와 같아서 그 위에 무엇이 떨어지든 지울 수 없는 자국을 남긴다. 아동 학대와 방임의 후유증은 매우 심각하며 학대를 받은 아동들에게는 일생을 지고 가야 할 무거운 짐이 된다. 어린 시절 학대와 방임을 받은 어린이가 성장해 아내를 학대하는 남편, 자녀를 학대하는 가해자가 된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아동 학대의 예방은 국가사회가 해결해야 할 우선적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아동을 학대하는 부모는 완고하고 고집이 세며, 지배적이고, 충동적이며,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부적절한 대처 행동, 원만하지 못한 대인관계, 아동에 대해 비현실적 기대를 갖거나 아동에 대한 감정이입 능력이 결여된 부모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동학대의 원인은 부모의 성격적 결함이나 부모 능력의 부족보다는 가정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적·경제적 환경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동보호 전문기관과 위기청소년지역사회안전망과 같은 사회안전망 구축과 아울러 시민사회의 신고의식 제고가 우선돼야 할 것이다.
